'주전 배출학교' 롯데...
글쓴이 : 부산갈매기   조회(2045)   등록일 : 2006-05-25 오후 6:28:00

'잘나가는 집안' 현대와 '못나가는 집안' 롯데의 차이는 뭘까.

팀 전력은 다양한 변수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섵불리 단정짓기는 참으로 힘들다.

마치 쓰레기통 속에서 수많은 원인과 해결책이 뒤엉켜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런 분석에는 상당한 모험이 따르기 마련.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기도 쉽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한 가지 좀 색다른 차원에서 분석을 해본다. 물론 이런 분석이 현대의 고공행진과 롯데의 추락을 콕 꼬집어 낼 수 없다는 실체적 한계를 인정하면서 말이다.

◎ '신인 사관학교' 현대

현대는 신인왕 사관학교라는 말로 팜의 질적 우수성을 이미 검증받은 구단이다. 입단시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던 선수들도 현대 유니폼을 입는 순간, 때깔부터 달라진다. 현대 유니폼을 입고 있으면 왠지 장래성이 있어 보일 정도.

2005시즌 삼성과 해태의 2군을 전전하며 빛을 보지 못했던 '황장군' 황두성이 붕괴된 마운드의 중심축으로 떠올랐다. 올 시즌엔 '중고 잠수함' 마무리 박준수의 올 시즌 센세이션이 그렇다. 박준수는 좋은 직구를 보유하고도 오랜 기간 무명의 설움을 겪어왔던 진흙 속의 진주다.

또 현대로 이적하면 기량이 퇴보하던 선수도 되살아난다. 바로 '베테랑 포수' 김동수가 그런 경우. 90년대 최고 포수였던 김동수는 2000년대 들면서 노쇠화 기미를 보이며 삼성과 SK를 전전한 후 현대에 안착했다.

이후 김동수는 자신의 전성기 기량을 회복, 99년 이후 처음으로 2003시즌엔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강귀태와 이택근 등 잠재력있는 후배들을 따돌리고 주전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 두산에서 트레이드돼 온 심정수는 전성기 시절(2002-2003)을 현대에서 맞았다. 바로 현대라는 구단의 이상한 마력이다.

현대에선 펄펄 날던 선수들은 둥지를 떠난 후 기량의 퇴보를 보이고 있다. 심정수-박진만-박종호, 삼성의 현대 트리오가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 있을 땐 잘하고 떠나가면 못하는 선수, 현대 입장에선 더 이상 반가울 순 없다. 선수 거래로 주머니도 두둑해졌다. 다만, 이재주(기아)는 예외다.

◎ '주전 배출학교' 롯데

반면, 롯데는 정반대다. 현대가 신인왕 사관학교라면 롯데는 주전배출 전문학교다. 롯데는 트레이드와 FA등을 통해 팀의 주전 전력들을 대부분 잃었다. 삼성의 200시즌 우승 주역 마해영(LG)과 올 시는 한화 돌풍의 주역 김민재와 문동환도 롯데가 버리거나 잡지 않은 주전들.

특히 문동환은 롯데 시절 17승을 넘어 20승 고지를 넘보고 있다. 여기에 삼성의 '식스맨' 김종훈과 김대익도 롯데가 떠나보낸 선수들. 문동환 영입을 위해 트레이드한 1번 전준호 역시 롯데 출신이다. 이들만 모아도 롯데 전력은 4강 이상 전력인 셈.

'가을에 야구하자'는 롯데팬들의 간절한 바람을 이루고도 남을 선수들이 타 팀의 핵심전력으로 맹활약 중이다. 그래서 꼴찌 롯데의 추락에 냉가슴을 앓는 롯데팬들이 갖는 상실감은 두배다. 여기에 FA로 영입한 선수들의 부진이 가세, 그 분노는 극으로 치닫고 있다.

정수근과 이상목이 그 대표적인 케이스. 문동환은 부활에 성공,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반면, 이상목은 한화 시절에 비해 기량이 뒤떨어지는 감이 없지 않다. 정수근은 롯데 이적 후 잦은 부상으로 인해 팀 공헌도가 두산 시절에 비해 높지 않다.

최근 프로야구계의 이슈로 등장한 '뜨거운 감자' 노장진도 다를 바 없다. 김승관과 함께 작년 롯데로 이적한 노장진은 갑작스런 무단이탈로 롯데 꼴지에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반면, 맞트레이드된 김대익은 2005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정재훈을 상대로 결정적인 9회 말 동점홈런을 터트려 삼성 우승의 일등 공신으로 추서됐다. 4-0 스윕시리즈로 향하는 중요한 길목에서 터져나온 한 방, 그 효과는 메가톤급이다.

롯데처럼 프랜차이즈 스타들을 줄줄이 떠나보내고 만년 최하위의 멍에를 스스로 뒤집어 쓴 연고 구단을 사랑할 팬들은 없다. 오히려 반감정만 남을 뿐이다. 타 팀에만 좋은 일시킬 뿐 프랜차이즈 스타를 관리에 서툰 롯데의 현주소다.

◎ '있을때 잘하는' 현대 vs. '나간뒤 잘하는' 롯데

있을 때 잘하는 현대 선수들. 나간 뒤에는 친정팀의 상승행진에 눈에 보이지 않는 도움(?)을 주고 있다. 반면 떠난 뒤 잘하는 롯데. 롯데엔 비수로 돌아오고 있다. 이 두 구단의 절묘한 대립각이 올 시즌 선두권과 꼴찌의 극한 대비의 숨은 이유 중 하나다.

어쩌면, 전혀 다른 의미의 학교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두 구단이 부산에서 '한 지붕 두 가족'이 될 가능성이 현재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과연 두 팀이 부산을 연고로 할 경우, 부산팬들은 어떤 팀을 선택할까. 명약관화(明若觀火), 불 보듯 뻔한 일이다.

--- 글을보니 맘이 미어집니다...
사직야구장을 열정으로 채우는 부산시민이 롯데를 사랑하는게 아니라 야구를 사랑해서 라는걸 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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