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팬들 “너희가 응원해라. 우리가 야구할게 ” “잔디 뽑고 근성 심어라”
글쓴이 : 부산갈매기   조회(2467)   등록일 : 2006-05-26 오후 2:20:00

부산의 함성이 시(詩)로 승화하고 있다.

지난 해 야구판 최대의 유행어는 롯데팬들이 현수막으로 내건 `가을에도 야구하자`였다.
4년 연속 꼴찌에 머문 롯데가 시즌 초 3위까지 치고 올라가자 부산팬들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염원을 가득 담아냈다.
롯데가 결국 5위까지 떨어지자 `이래가꼬 가을에 야구하겄나`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실망감과 함께 일말의 기대가 섞인 걸작.

올 시즌을 앞두고 미디어데이가 열렸을 때 롯데 선수들은 한결같이 "올 해는 꼭 가을에 야구하겠다"고 말했다.
롯데 정수근은 "가을에 야구 많이 했다.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것보다 마무리 훈련이 훨씬 힘들다"며 가을에 훈련이 아닌 경기를 하고 싶다는 뜻을 재치있게 표현하기도 했다.

올 해도 부산 팬들은 끊임없이 `명문`을 탄생시키고 있다. 롯데를, 아니 야구를 향한 뜨거운 심장으로 시를 쓰고 있다.

◈◈◈ 너희가 응원해라. 우리가 야구할게

설명이 필요없는 문구.
얼마나 화났으면 이런 플래카드가 만들어졌을까. 원정 17연패를 당하고 승률이 2할대로 떨어지자 참다 못한 팬들이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비슷한 기간 박정태(전 롯데) 팬클럽은 사직구장에 `근성이 없다면 롯데 유니폼을 입을 자격도 없다`는 현수막을 설치한 바 있다.
롯데팬들은 온라인에서 단결해 오프라인으로 모였다. 회비를 걷어 플래카드를 만들고, 남는 돈으로 선수단에 피자를 돌렸다.

◈◈◈ 천연잔디를 뽑고 근성을 심어라

이 역시 지난 주 만들어진 작품. 부산구장은 올 해 시멘트 바닥 같았던 인조잔디를 걷어내고, 시에서 14억 원을 들여 고급 천연잔디를 깔았다.
그러나 경기력 향상은 커녕 성적이 끝도 없이 추락하자 롯데팬들이 일어섰다.
롯데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잔디보다 근성이라는 따끔한 충고였다.
지난 주 잠실 원정서는 서울 롯데팬들이 플래카드에 `꼴데(꼴찌 롯데)팬이라고 놀림받는 것도 지겹다`는 문구와 함께 `구단은 특단의 조치를 요구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 내일부터 지바 롯데 응원할게요

이제 이승엽(요미우리)도 떠난 지바 롯데를 응원한단다. 롯데의 부진을 직접적으로 공격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돌려 말할 줄 아는 감각도 지녔다.
롯데를 응원하다가 지친 팬들은 차라리 일본팀인 지바 롯데를 사랑하겠노라고 경고했다. 듣는 롯데 입장에서는 얼마나 아픈 표현인가.

◈◈◈ 월드컵도 안볼게. 이기기만 해도!

24일 사직구장에는 이런 플래카드가 걸렸다. 전날 KIA에 2-1로 승리하자 제작된 것이다. 미워도 다시 한번, 배신해도 내 사랑이다.

지난 주 잠실에서 `꼴데~` 문구를 제작했던 팬은 롯데 구단과 작은 마찰이 있었다.
그리고는 며칠 뒤 그 팬으로부터 다시 연락이 왔다. 이번에도 플래카드를 준비 중인데 이런 표현은 해도 되겠느냐는 것이었다.

다음 작품은 `사랑하는 롯데야, 꼴찌해도 좋다. 최선만 다해다오`란다.

역시 못 말리는 롯데팬이다.


--- 우리 연맹도 멋진 문구 콘테스트를 해서 멋진 문구를 선택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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