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얼마든지 얼굴로 받아줄테니까 많이만 쳐 주소!"
야구장에서 응원하는 팀이 이긴데다 홈런볼까지 줍는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그런데 홈런볼을 손이 아닌 얼굴로 받으면 기분이 어떨까.
지난 24일 롯데-SK전이 열린 부산 사직구장. 롯데의 새 용병 킷 펠로우(32)가 6회말 2사후 타석에 들어섰다. 앞선 타석에서 좌월 2루타를 때려내며 '감'을 잡은 펠로우는 SK 선발 산체스의 공을 밀어쳐 우월 1점홈런을 만들었다. 한국에서의 마수걸이 홈런이었다. 펠로우 자신은 물론 코칭스태프와 동료들, 관중들까지 온통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들고 있을 때 외야 한켠에서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터져나왔다. 한 50대 남성팬이 펠로우의 1호 홈런볼에 왼쪽 눈아래를 정통으로 얻어맞은 것이다.
이 관중은 펠로우가 타격하는 순간 잠시 한눈을 팔고 있었다. 타구가 외야로 쭉쭉 뻗어오는 것을 본 일행이 "와!"하는 함성과 함께 우르르 일어서자 얼떨결에 고개를 들었다가 홈런볼을 눈으로 받고 말았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롯데 프런트는 이 관중을 트레이너실로 데려가 간단한 치료를 했다. '피해자'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을 때 트레이너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가해자' 펠로우가 나타났다.
통역으로부터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펠로우가 즉석에서 사인볼을 만들어 달려온 것이다. 1호 홈런볼에 사인볼까지 받아든 이 관중은 통증도 잊은 채 입이 귀에 걸렸다.
펠로우가 "미안해요(I'm sorry). 괜찮아요?(Are you O.K?)"라며 거듭 미안하다는 뜻을 전하자 이 관중은 "마, 괜찮십니더. 홈런만 많이 쳐주면 얼마든지 받아줄 수 있다 아입니꺼"라며 껄껄 웃었다고 한다.
연맹가족 여러분....우리는 다치지말고 야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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