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를 아십니까? ^^
글쓴이 : 아자아자55   조회(3206)   등록일 : 2005-12-19 오후 1:03:00


보고싶다! 1982년 구덕구장의 영웅들
[스포츠 플럿스+] 롯데 자이언츠 원년멤버
지금은 어디서 무얼하나
전후기 합쳐 31승 49패 6개 구단 중 5위
22명 중 김용희 등 6명 야구계와 인연
박용성·정문섭·최옥규 등 사업가변신
김명성 코치는 2001년 타계 안타까움




'그때, 그들을 기억하십니까'. 23년 전인 1982년. 프로스포츠의 불모지였던 국내에 처음으로 프로야구가 탄생했다. 프로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시작했지만 현실은 너무나 척박했다. 6개 구단의 홈 구장중 나이트시설이 한 곳밖에 없어 선수들은 뙤약볕에서 경기를 한 뒤 완행버스 같았던 구단 버스에 몸을 싣고 전국을 떠돌았다. 그렇게 출발했다. 그리고 나이를 먹으면서 프로야구는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로 자리잡았고 스타들은 새로운 재벌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2% 부족하다. 바로 그들을 잊고 지내서다. 그들은 오늘날의 프로야구를 있게 만든 원년 멤버들이다. 그동안 팀 이름이 한번도 바뀌지 않은 구단은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 23년전으로 시계를 돌려 거인들의 '젊었던' 모습을 기억해내고 다시 현재로 돌아와 '중년'으로 변한 근황을 알아본다.

▲운명의 1982년 3월28일=롯데 자이언츠는 1982년 3월28일 오후 2시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해태 타이거즈와 역사적인 첫 경기를 가졌다. 물론 한국프로야구의 개막전은 전날인 27일 이종도의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기억되는 MBC 청룡과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였다. 당시 롯데와 해태는 제과업계의 라이벌로 경기전부터 초미의 관심사였다.

롯데의 역사를 시작한 멤버들을 살펴보자. 당시 선발투수는 24살의 노상수였다. 노상수는 해태의 1번타자 차영화를 상대로 초구 볼을 던지면서 롯데 역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했다. 타선에는 개구리타법으로 유명한 2루수 정학수가 톱타자에 포진했고 중견수 엄태섭이 2번, 우익수 김정수가 3번, 3루수 김용희가 4번, 김용철이 지명타자로 5번 타선에 배치됐다. 6번은 1루수 김일환, 7번은 좌익수 김성관이 맡았으며 8번과 9번 타자는 포수 차동열과 유격수 권두조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개막전에서 롯데는 해태 선발투수 방수원을 1회부터 공략, 선두타자 정학수가 볼넷으로 나간 뒤 안타 5개와 해태의 실책을 모아 대거 7점을 뽑아 일찌감치 승기를 잡고 14-2의 대승을 거뒀다. 노상수는 6이닝 3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7회부터 등판한 최옥규가 3이닝 1안타 1실점으로 첫 세이브를 거뒀다.

개막전에서 대승을 올렸지만 롯데의 성적은 좋지 못했다. 당시 6개 팀이 전·후기리그에서 각각 40경기를 치렀는데 롯데는 전기 13승27패로 최약체 삼미를 간신히 제치고 5위, 후기에도 18승22패로 5위에 머물렀다.

롯데 원년 멤버들이 1982년 3월 부산 경남고에서 첫 훈련을 마치고 찍은 기념사진. 앞줄 왼쪽부터 최순하, 정학수, 이성득, 김성관, 엄태섭, 정문섭. 가운뎃줄 왼쪽부터 노상수, 김일환, 천창호, 권두조, 김정수, 차동열. 뒷줄 왼쪽부터 박영길 감독, 고 김명성 코치, 김문희, 최옥규, 방기만, 이윤섭, 김덕열, 김용철, 김용희, 최주억 코치.


▲보고싶다, 그들=롯데의 창단 원년 멤버는 코칭스태프 3명, 투수 8명, 포수 2명, 내야수 7명, 외야수 5명 등 총 25명이었다. 초대 사령탑을 지낸 박영길(64) 감독이 당시 41세에 불과했고, 선수들 중 최고참이 31세인 유격수 권두조였으며 가장 나이어린 선수는 22세의 외야수 정문섭이었다. 젊은 그들이었다.

박영길 감독이 아마 롯데 감독에 이어 프로 원년부터 83년까지 사령탑을 맡았으며 이미 작고한 김명성(전 롯데 감독), 최주억(61) 코치가 각각 투수와 야수 부문을 맡아 선수들을 지도했다. 박 감독은 롯데에 이어 삼성, 태평양에서 일선 지도자로 활약한 뒤 지난해까지 부산방송에서 풍부한 야구 지식을 팬들에게 전달했다. 올해는 한 스포츠신문 해설위원으로 여전히 야구와 인연을 맺고 있다. 김명성 코치는 롯데 감독으로 일하던 지난 2001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나 팬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최주억 코치는 롯데와 OB, 태평양, LG 코치 등을 맡은 뒤 2000년 이후 일선에서 물러나 현재는 리틀야구연맹 경기이사 겸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원년 멤버였던 22명 중 현재 김용희(50) 롯데 수석코치 등 6명이 야구계와 인연을 맺고 있고 나머지는 모두


배트와 글러브를 손에서 놓고 생업에 종사 중이다.

먼저 아직 야구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멤버는 김용희 코치를 비롯해 김용철(48)이 경찰청 감독으로 일선을 누비고 있다. 원년 에이스 노상수(47)는 91년 은퇴 후 지도자로 나서 현재 롯데 투수 코치로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원년 거포 김정수(52)도 롯데 코치를 거친 뒤 한때 리틀야구단 부산 마린스를 창단시켜 꿈나무를 육성하다 현재는 동의대 감독을 맡고 있다. 발빠른 외야수로 기억되는 김재상(46)은 김해고 감독으로 야구계를 누비고 있다.

유격수 출신 이성득은 롯데 코치와 프런트를 거친 후 1997년부터 부산방송 야구 해설위원으로 특유의 입담을 자랑,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성득 위원은 올시즌까지 980경기를 중계, 내년 시즌 초 1000경기 돌파를 앞두고 있다.



야구계를 떠난 선수 중 가장 특이한 직업은 외야수 김성관(53). 프로원년 타율 0.275, 7홈런 40타점 16도루를 기록해 김용희(3루수)와 함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김성관은 84년 은퇴 후 89년까지 롯데 코치로 일하다 골프계에 입문했다. 김성관은 건강을 위해 시작한 골프의 매력에 빠져 1997년 티칭프로가 됐으며 현재 부산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일하고 있다. 김성관은 "초창기 선수로 활약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야구와 골프는 비슷한 점이 많아 레슨을 할 때 두종목을 비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타석에서 납작 엎드린 자세때문에 개구리타법으로 유명한 2루수 정학수(49)와 내야수 김일환(51)은 1990년대 미국 플로리다와 애틀랜타로 이민을 떠나 활발하게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9년까지 롯데에서 선수생활을 한 정학수는 원년 이듬해인 83년 프로야구 최초로 1회말 1번타자 초구 홈런을 친 타자로 기록돼 있다.

82년 후기리그에서 11개의 홈런을 터뜨려 야구 연감에도 없는 '후기리그 홈런왕'이라는 무관의 타이틀을 갖고 있는 박용성(47)은 88년까지 롯데에서 뛰다 타율 0.253, 43홈런, 145타점의 기록을 남기고 은퇴했다. 박

용성은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가기 위해 미국 연수를 추진하다 집안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는 창원에서 전자레인지와 냉장고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제품을 만드는 사업을 하고 있다.

박용성 외에 사업가로 성공한 선수들도 많다. 외야수 정문섭(45)은 86년 OB에서 은퇴한 뒤 기술을 배워 부산에서 조선기자재와 정밀측정기계를 만드는 회사를 운영, 중소기업 사장으로 변신했다. 정문섭은 지금도 '불스'라는 동호인팀에서 감독 겸 선수로 매주 주말이면 삼락공원에서 야구와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 첫 세이브의 주인공 최옥규(52)는 원년 이후 은퇴, 서울에서 예식업과 임대업 등을 하다 요즘은 방배동에서 10년째 대형 냉면집을 운영하고 있는 어엿한 사장님이다. 투수 김문희(50)는 부산에서 타이어대리점 등 개인사업을 하고 있으며, 역시 투수출신 방기만(51)도 서울에서 개인 사업을 한다. 투수 이윤섭(47)은 한 때 신발공장을 운영하다 현재는 보험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

포수 최순하(50)는 은퇴 후 2003년까지 롯데 프런트에 몸을 담고 있다가 지난해부터 동서대에 출강하고 있으며, 유격수 권두조(54)와 포수 차동열(49)은 얼마 전까지 프로와 아마 등에서 후배들을 지도하다 지금은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마산상고 출신인 개막전 외야수 엄태섭(46)은 마산에서 인쇄업을 하고 있으며 마산 무학초등 감독과 개인사업을 한 투수출신 김덕열(50)은 건강이 좋지 않아 요양중이다. 이밖에 투수 천창호(51)는 대전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철도고 출신의 투수 이진우(49)는 원년 멤버들도 정확한 연락처를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전글] 호세는 재영입 '기론은 대만서 철창행?'
[다음글] 1월 8일 경기장 사용 신청해도 될까요..?
 
글쓴이 제목 날짜 조회수
野球의 魂™ 그때를 아십니까? ^^ 2005-12-19 3206